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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이 지난 일이지만 그때의 기억을 되살려 글을 써본다.
스키장에서 넘어짐 사고 발생으로 손목이 부러졌고, 수술까지 하게 되었다. 정확한 병명은 “척골과 요골 모두의 하단의 골절“이며 전치 8주의 부상이다.
1. 사건 개요
하이원 스키장에서 열심히 스키를 탔다. 야간 스키까지 탔는데 친구들과 찐막으로 타려 했던 밤 9시경 사건이 발생했다. 꼭대기 리프트에서 내리는 순간 옆사람과 함께 넘어졌고 그 과정에서 손을 짚었는데 뚝 소리가 난 거를 생생히 들었다. 다리도 X자로 꼬여있었는데 하마터면 다리까지 부서질뻔했다. 패트롤 불러서 의무실 갔는데 골절 의심이라 했다. 패트롤 썰매를 타고 내려갔는데 진짜 쪽팔렸다 ㅋㅋㅋㅋ
2. 병원 진료
1박 2일 일정이었기 때문에 실컷 술 마시고 놀다가 부산의 한 병원을 갔다. CT를 찍었는데 수술이 필요하다고 했다. 손목에는 척골과 요골 두 뼈가 있는데 두 개 모두 부러졌다고 했다. 근데 의사 파업 등 이유로 2일 뒤 입원하고 수술하기로 했다. 그전까지 스키장에서 해준 반깁스를 하고 있었다.
3. 병원 입원
금식을 한 채로 병원에 도착해 입원 수속을 밟고 병실에서 옷 갈아입었다. 그다음 사진처럼 링거를 맞았다. 주사 바늘이 너무 두꺼워서 아팠다.. 항생제 알레르기 테스트 주사도 맞았는데 그게 더 아팠다. 저러고 무작정 기다리고 있었다. 이때까지만 해도 딱히 실감이 안 났다.
4-1. 부분마취 (상완신경총마취)
기다리고 있는데 내 수술 차례라고 가자고 하셨다. 지하 1층에 있는 수술실까지 휠체어로 이동을 했다. 그다음 간이침대에 옮겨졌다. 수술실 입구에서 ‘상완신경총마취’라고 하는 부분마취를 먼저 받았다. 이게 더 아팠다.. 겨드랑이랑 팔 쪽에 마취주사를 넣는데 넣을 때마다 전기 통하는 느낌이 들면서 움찔움찔거렸다. 한 20번 정도 들어갔는데 끝나고 보니 의사가 내 팔을 막 꼬집고 위아래로 흔들고 있었다. 근데 마취가 되어서 아무 느낌이 안 들었다. 팔이 잘리면 저런 느낌이겠구나 싶었다. 소름 끼치기도 했다.
4-2. 수면마취 (미다졸람)
부분마취가 끝난 뒤에 수술실로 들어갔다. 간이침대에서 수술대로 누운 상태로 낑낑대면서 이동을 하였다. 근데 마취된 오른쪽 팔은 따로 놀고 있다. 그래서 왼손으로 오른팔을 잡고 옮겼다. 각종 검사 기기가 몸에 부착되고 팔은 위 그림처럼 묶인 채로 산소마스크를 썼다. 수술실에 한 분이 재워드릴게요라고 하시며 수면마취가 시작되었다. 어디서 본 게 있어서 눈뜨고 최대한 버티려고 했다. 나중에 알아보니 내가 맞은 수면마취제는 프로포폴이 아닌 미다졸람이라는 것이었다.
4-3. 수술시작 (ORIF)
내가 받은 수술은 금속판 삽입술 (플레이트 삽입술)이다. 정확히 말하자면 개방정복 내부고정술이다. 수술 내내 잤기 때문에 기억이 아예 안나지만 나중에 엑스레이 사진을 보니 손목뼈에 박혀있긴 했다. 꿰매고 있을 때쯤 깼는데 다행히 아무 느낌은 없었고 조금 뒤 엑스레이 찍는 곳으로 이송되었다. 정신이 너무 없었고 정신 차리고 보니까 병실에 도착했다. 수술 시간은 대략 1시간 반 정도 걸린 거 같다.
5. 입원 생활
수술이 끝나고 한 6일 정도 입원 생활을 하였다. 수술날엔 마취 풀리자마자 너무 아파서 한숨도 못 잘 정도였다. 무통주사를 신청해서 아플 때마다 누르고 있었는데 그래도 너무 아팠다. 2일 차부터는 그나마 버틸만했다. 밥도 제대로 먹고 중간중간 옥상에서 담배고 피고 여자친구랑 친구 등 면회 와서 애기도 하고.. 근데 이 당시에는 코로나 때문인지 면회시간이 20분밖에 안되었다. 입원 생활은 지루함의 연속이었다. 빨리 집에 가고 싶었다.
5-1. 입원 생활시간표
[07:00-07:30] 기상 및 아침식사 (별 1개)
: 눈뜨면 자리에 식사가 도착해 있다 ㅋㅋㅋ 일어나자마자 밥 먹는데 꾸역꾸역 먹었다.
[07:30-08:00] 담타 및 약 먹기, 양치 등
[08:00-08:30] 의사 회진 및 소독
: 간호사가 계속 잼잼이 해보라고 한다. 뭔가 싶었는데 주먹 쥐었다 폈다 하는 거였다. 소독할 때는 너무 따가워서 싫었다.
[08:30-12:00] TV시청, 휴대폰, 담타 등 시간 보내기
[12:00-12:30] 점심식사 (별 3개)
[12:30-17:00] TV시청, 휴대폰, 담타 등 시간 보내기
[17:00-17:30] 저녁식사 (별 2개)
[17:30-22:00] TV시청, 휴대폰, 담타, 면회 등
[22:00-07:00] 취침
6. 퇴원
6일째 오후에 퇴원을 회였다. 퇴원 후 수납을 하고 진료를 받은 뒤 집으로 귀가했다. 실밥은 2주 뒤에 뽑는다고 했다. 반깁스 상태로 보조기를 착용하였다. 보조기 착용 기간은 약 2달 정도였다. 씻을 때 물이 들어가면 안 되고 틈틈이 손 움직이는 운동을 해야 한다. 손이 아예 굳어있어서 초반에는 손가락 펴는 것도 힘들다.
[정보 1. 입원/수술 비용]
총 100만 원이 나왔다. 비급여 항목인 무통주사, 초음파 등 비용이 센 편이었다. 건강보험 적용 전엔 400만 원 정도였다. 5인실을 이용해서 그런지 병실 이용료는 싼 편이었고 식대는 한 끼당 3천 원 정도였다. 금속판 삽입 수술 비용자체가 100만 원 가까이한다. 그중 내가 실제로 내는 건 50 정도이다. 손목은 평생 쓰기 때문에 싼 병원을 찾기보다는 잘하는 병원을 찾는게 중요한것 같다.
[정보 2. 개인보험/실비 청구]
나는 개인적으로 들고 있던 실비와 의료보험이 있었다. 그리고 회사에서 들었던 보험도 있었다. 둘 다 보험금 청구를 해보았는데 실비와 의료보험에서는 약 200만 원을, 회사 보험으로는 약 50만 원을 돌려받을 수 있었다.
[정보 3. 퇴원 시 신청하면 좋은 서류]
진료비 영수증은 당연히 나오는데, 세부 내역서는 보험 청구에서 꼭 필요한 서류여서 발급받는 것을 추천한다. 그 외 진단서와 입원 확인서 등은 회사에 내기 위해 필요한 서류였다. 플레이트가 박힌 엑스레이 사진을 보고싶다면 따로 신청하면 되는데 CD에 담아서 준다.
다음편은 손목 금속판제거 수술 후기를 쓰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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